느리게 흐르는 문화의 숨결을 따라서
문화는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 속에 스며든다. 누군가의 말투와 손짓,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는 방식, 집 안의 소박한 장식, 거리를 걷는 발걸음, 고요히 울려 퍼지는 가야금 소리. 이러한 모든 것들은 우리 안의 무의식에 자리잡아, 삶의 흐름을 이루며, 세대를 잇는 무형의 강처럼 흘러간다. 문화를 정의하는 말은 많지만, 본질은 삶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살아가는 리듬, 그리고 그 안에서 전해지는 감정의 결이 곧 문화다.어릴 적 추석 아침, 할머니의 떡을 빚는 손길을 바라보던 기억이 있다. 아무 말 없이 반죽을 나누고, 고명을 얹고, 빚어진 송편을 시루에 올리는 그 모습은 마치 오랜 의식처럼 신성하고 고요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보며 자란 나는 어느새 그 손짓을 따라 하게 되었고, 떡에 깃든 따..
2025. 5. 5.